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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쇼크 : 랩쳐

 뭐 이런 책이 다 있나 싶어서 봄. 바이오쇼크 플레이할 때는 반전 다 알고 했지만 이런 게 책으로도 나오다니 신기한듯. 간단히 말하면 랩처가 어쩌다가 망했나 과정을 보여주는데 있을 법하게 적혀 있어서 꽤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게임이나 책 내용 네타바레 있습니다.

 게임에서 봤을 때도 라이언 자체가 굉장히 모순적인 인물이었는데 신을 부정하고 인간밖에 없다고 하면서 자기 동상을 세워놓는 부분에서 모순을 느꼈습니다. 자기가 종교나 신봉할 대상이 되려고 한 게 아닌가... 하는 것 말이죠. 그래도 자기 이상을 남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는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었는데 중간에 세뇌정책같은 걸 세우면서 전혀 방향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 두 명만 모여도 싸우는데 몇천 명이 같은 목표를 유지하기도 힘들 것이고, 유토피아 건설 같은 애매모호한 목표라고 하면 더욱 유지하기 힘들 거라는 건 명확합니다. 라이언은 이런 부분을 너무 경시했죠. 
 계속 주장하는 자유시장경제, 즉 정부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 시장경제는 실패로 끝날 확률이 크고, 이는 중간에 쓰레기 치우기 서비스를 경쟁기업이 인수해서 자기 슈퍼 앞에 쓰레기더미를 쌓아놓는 식으로 표현이 돼있습니다. 표현 방식이 굉장하다는 느낌을 받았네요. 그리고 윤리관 자체를 없앤 것도 자유시장경제의 실패 원인이라고 봅니다. 죽이지만 않으면 괜찮다, 랩처에서 나가지만 않으면 괜찮다. 뭐 이런 규칙들 말이죠. 
 주인공격인 빌 맥도나는 변기 수리를 하다가 라이언에게 스카웃돼서 랩처 공사를 합니다. 거의 마지막까지 라이언 곁을 지키면서 잘못된 것들에 대해서 말을 하지만 라이언이 받아들이지 못했죠. 플라스미드쯤 가서는 라이언도 자기가 하는 행동에 대해서 죄책감을 가지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밖으로 쉽게 나갈 수도 없고 나가면 항상 목숨의 위협을 받아서 자기를 지켜야 되는 환경이 되자 빌은 밖으로 나갈 결심을 합니다. 아내와 딸을 이런 데 계속 살게 할 수는 없다는 결단이었죠. 하지만 결국 빌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아내와 딸만 밖으로 나가게 되죠. 
 다른 주인공격인 아틀라스, 프랭크 폰테인은 라이언을 동경하고 랩처를 뺏으려고 합니다. 라이언과 소피아 랭에게서 남들을 휘어잡는 기술을 배워서 결국 자기가 써먹는 거죠. 그리고 라이언의 아들을 수정란 상태에서 키워서 잭이라고 이름을 붙입니다. 게임 주인공이죠. 주인공이 성장하는 과정도 묘사돼 있습니다. 분명 폰테인이 비행기에 태운 거겠죠. 수종 박사와 테넨바움을 이용해서 플라스미드를 만든 것도 아틀라스입니다. 돈만 있으면 딴 건 별로 상관없는 인물이죠. 일관성있는 사람입니다. 이런 부분은 대부분 게임에서 밝혀져 있습니다.
 말기쯤에는 결국 라이언도 자기가 실패했다는 걸 인정한 거 아닌가 싶네요. 빌에게 자기를 죽이라고 했는데 그 장면이 게임과 겹쳐지더군요. 그 시점에서 이미 랩처는 망가졌고, 자기가 생각했던 이상향과는 아주 거리가 먼 게 돼버렸다는 걸 인정했지만, 그걸 인정한다는 건 자기 인생을 통째로 부정하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그래서 빌이 나가겠다고 했을 때 죽을 결심을 했던 거겠죠. 주인공이 왔을 때는 폰테인이 무슨 짓을 했는지, 명령어가 뭔지도 다 아는 상태였는데 이 책 마지막에서 좀 더 진전이 있었던 것 같네요. 
 전체적으로 캐릭터들 뒷얘기가 많아서 재밌었습니다. 게임에서 나온 음성 기록들하고 비교해보고 싶기도 하지만 귀찮아서 좀 그렇고... 아마 꽤 많은 부분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네요. 라이언은 다른 사람들보다 기록을 더 빨리 했을거고... 게임에선 빌이라는 사람이 기억이 안나는데 어디 테이프가 있었겠죠? 설리번도 모르는 사람이고... 게임을 또 하고 싶어지는 책이었습니다.
 

덧글

  • 바이오쇼크 2016/03/10 17:28 # 삭제 답글

    바이오쇼크 : 랩처 소설 같은 경우 원작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던 랩처 건설 ~ 랩처 몰락 과정을 부분적으로나마 보여줬다는 점에서 호평을 주고 싶지만, 설정 오류가 남발해서(원작과의 충돌) 어느 정도 필터링하면서 읽어야 됐다는 점이 흠일까요. 바이오쇼크 랩처의 세계관이 인피니트 이후에도 추가로 개편되면서 그야말로 혼돈의 카오스...

    바이오쇼크 팬카페에서 현재 유저들을 모집 중인데, 게임 세계관이나 스토리, 주제 의식 같은 것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나중에 한번 들려주세요 :)

    http://cafe.naver.com/bioshockforever
  • 라피르 2016/03/11 11:45 #

    원작 한 지가 오래돼서 설정 오류를 잘 몰라서 재밌게 봤군요. 인피니트를 사놓고 안해서 아직 세계관이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카페는 안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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